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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앵거스 컨스텀, 클라우디아 페닝턴 - 난파선의 역사 - 해양문화총서 3 난파선의 역사 - 해양문화총서 3/ 앵거스 컨스텀, 클라우디아 페닝턴 지음, 김웅서 옮김/ 수수꽃다리/ 2003년 "난파선의 역사"는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우리 역사학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서양 아날학파의 미시사적인 연구의 한 성과물이다. "보물섬" 이래 전세계 해양을 지배한 영국과 현재 세계의 바다를 주름잡고 있는 미국의 역사학자, 큐레이터가 만나 공동으로 작업한 결과물이기도 한 이 책은 청소년기의 매력적인 주제 중 하나였던 "난파선"에 관한 것이다. 난파선은 역사학자는 물론 바다에 대한 동경과 순수를 간직한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그저 바다 밑에 가라앉은 배가 아니라 '보물선'이자 '보물섬'이다. 역사학자에게는 지난 시대를 실증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타임캡슐'일 테고, 우리들에게.. 더보기
대륙횡단철도 - 시간과 공간을 정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 스티븐 E. 앰브로스 대륙횡단철도 - 시간과 공간을 정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 스티븐 E. 앰브로스 지음/ 손원재 옮김/ 청아출판사/ 2003년 21세기, 우리는 세계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지구라는 한 행성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진정 하나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는 인식이 가능해진 것은 불과 200여년 전의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공간적의 문제였다.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양의 교류를 상인들은 목숨을 걸고 몇년의 기간을 소비하는 모험을 했다. 지금은 단지 7-8시간 걸리는 길을 말이다. 19세기로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는 시기에 인류는 과연 하나의 시대 속에 살고 있었을까. 필기구 문제만 놓고 보았을 때 지금 50-60대의 연령에 있는 사람은 과거 수세기의 경험들을 압축해온 이들이라 할 수 있.. 더보기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 Russia's War/ 리처드 오버리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 Russia's War/ 리처드 오버리 지음/ 류한수 옮김 | 지식의풍경 | 2003년 03월 요 근래 신간을 읽는 일이 참 드물었다. 어느날 서재에 쌓인 책들을 보며 도대체 이 책들을 읽고 난 뒤의 나는 과연 무엇인가?에 생각이 미치면서 허탈해하면서부터가 아닐까. 책이란 다른 기호재 상품들과 다르다. 그건 편견일까, 아니면 제대로된 평가일까. 책이란 기호재이면서도 명백하게 이성적인 작용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기호재 상품들과는 다른 것으로 분류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나는 대체로 동의해 왔는데, 그것이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뭐 아주 최근의 일은 아니지만.... 책이라고 다 같은 책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책을 중공업, 경공업, 혹.. 더보기
김수영 - 김수영 전집/ 민음사/ 2003 1. 시인 김수영(金洙暎 , 1921.11.27~1968.6.16)은 밤새 술을 마시고 깨어나는 아침, 뱃속으로 시냇물이 졸졸 흘러가는 그 느낌을 사랑했던 시인이었다. 그는 공복상태에서 오는 정신의 맑음, 답답했던 머릿속을 헤집고, 맑은 물이 담긴 세숫대야에 한 두 방울 씩 떨어져 퍼지는 코피의 핏물처럼 비록 피를 흘린다한들 그 순간의 상쾌함, 정신의 맑음을 흠모한 시인이었다. 개인적으로 어느 시인을 좋아한다는 것은 연예인이나 영화배우 혹은 가수를 좋아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일 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우리가 책을 구입하는 선택이 자본주의적 상품의 유통경로 중 가장 이성적인 판단에 기대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외모가 아니라 그의 깊고 넓은 정신을 흠모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 김수.. 더보기
위앤커 - 중국신화전설1.2/ 민음사(1999) 중국신화전설 1.2 위앤커 지음, 전인초.김선자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위앤커의 "중국신화전설1.2"는 본래 대우학술총서 시절에 이미 민음사에서 한 차례 출간한 적이 있는 책이다. 그리고 자료를 찾아보니 지난 2002년 역주본으로 다시 민음사에서 출간된 적이 있는 듯 싶다. 책을 직접 확인해본 것이 아니므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저자와 역자를 보니 내 생각이 맞을 것 같다. 민음사에서 발간하고 있는 "세계문학전집"의 상당수는 이렇게 민음사에서 이전에 단행본의 형태로 출간했던 것을 새롭게 묶은 것들이 꽤 된다. 외국에서 양장본과 페이퍼백을 구분하는 것처럼 민음사에서도 흡사한 방식으로 책을 묶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앤커의 이 책을 나는 초판(99년2월)으로 가지고 있는데, 지금 것과는 표지 이.. 더보기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 정송희/ 새만화책/ 2004년 성폭력에 대한 단상 - 정송희의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을 빌어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 정송희 지음 / 새만화책 / 2004년 5월 "인간에게는 어두운 면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리라는 낙관론만을 어린이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문화적인 관습이 되었다" - 브루노 베텔하임 1. 있잖아. 누가 그러는데 정송희의 『신체적 접촉에 관한 짧은 회상』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고, 이런 글을 쓸까말까 하는 생각에 내내 사로잡혔음을 먼저 고백해야겠다. 우선 작가는 나와 동년배다. 어설픈 세대 공감론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동년배라는 것은 불운한 시대라면 불운한대로 손쉽다면 손쉬운 대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이 공감이 단순한 공감의 .. 더보기
김동춘, 『전쟁과사회』, 돌베게, 2000 김동춘의 “전쟁과 사회”는 군사적으로 볼 때 한반도에서는 여전히 휴전체제가 평화체제로 바뀌지 않고 있으며 전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한국전쟁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오늘의 한국정치, 한국경제, 한국사회, 한국의 법과 사회심리, 이데올로기 등 모든 것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1. 또 다른 전쟁 한국인들(한국사회)은 전쟁 개시일을 전쟁의 명칭으로 사용하고, 이를 기억(기념)함으로써 휴전체제를 평화로 가는 길이 아니라 “더 진행되어 끝을 보았어야 할 전쟁의 ‘내키지 않는 정지’ ”로 내면화시켜왔다. 이는 남북한 사이의 긴장이 발생하기만 하면 한국의 언론과 지식인 사회가 이성을 상실하는 현상을 불러온다. 극한의 대결이 상호 파멸이라는 비극적 결말을 초래할지라도 일단은 상.. 더보기
가족은 없다 다이애너 기틴스 / 일신사 / 1997년 7월 우리는 오늘날 스탈린이 엄청난 독재자란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1930년대 중후반 소련 인민들도 누구나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우리는 오늘날 환경문제의 심각함을 알고 있다. 과연 1950년대의 사람들도 그러했을까? 우리는 오늘날 글로벌 미디어로서 TV의 엄청난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과연 1952년 처음으로 미국 전역에 최초로 1년 내내 상시 방송이 진행될 무렵, 오늘날을 예상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이 처음 발간된 1985년 무렵 이 책이 주장하던 "가족 이데올로기"의 상당수는 대한민국 사회에선 아직 낯선 이야기였고, 국내에 이 책이 번역된 것이 지난 1997년의 일이니 10년도 지난 후의 이야기이다. 올해가 2005년이므로 이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이 벌써 20년 전의 일이 된다. 따라서 기틴스가.. 더보기
파시즘- 로버트 O. 팩스턴 지음, 손명희 옮김 / 교양인 / 2005년 1월 파시즘- 로버트 O. 팩스턴 지음, 손명희 옮김 / 교양인 / 2005년 1월 요새 나에게 주목받고 있는 신생출판사 가운데 하나가 "교양인"이다. 김두식의 "헌법의 풍경", 스콧 터로의 "극단의 형벌", 히틀러 평전으로 유명한 요아힘 페스트의 "히틀러 최후의 14일"(이 책은 출판사에서 보내주었다. 어떻게 알고... 감사) 그리고 로버트 O. 팩스턴의 "파시즘"이 그것이다. 지난 2004년부터 책을 내기 시작했는데, 현재 내가 알고 있기로는 모두 8종의 책을 낸 것으로 안다. 자세한 속사정은 알 수 없으나 나름대로 탄탄한(물질적 측면이 아니라 출판사를 꾸려나가기 위한 다른 역량-문화적 마인드, 필자 풀, 번역서의 경우엔 그걸 분별할 수 있는 식견 등) 역량이 돋보인다 할 수 있다. 그 가운데에도 로버트 .. 더보기
조세희 - 침묵의 뿌리 / 열화당 조세희 - 침묵의 뿌리, 그 20년의 역사 좋은 하느님 나는 어떤 때 매를 맞는다. 나는 나도 모르게 하늘을 보며 "나는 죽고 싶어요, 죽여주세요 하느님" 하며 운다. - 5학년 도미숙 조세희 선생의 『침묵의 뿌리』에 대해 서평 혹은 리뷰를 올리려는 마음을 먹은 적이 없다. 그건 이 책이 내게 아무런 영감도, 감흥도 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 이유는 서평 혹은 리뷰란 말로 재단될 수 있는 글을 나는 이 책에 대해 감히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대한 리뷰 혹은 서평이 적은 까닭, 이 책이 지난 20여 년간 절판되거나 품절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 조세희 선생 자신이 워낙 적은 작품을 썼으나 그 가운데 어느 하나도 절판되지 않았다 - 다시 말해 수많은 이들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