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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다시 태양의 시대로 - 이필렬 다시 태양의 시대로/ 이필렬 지음 / 양문 / 2004년 7월 "푸른 바다 저 멀리, 새 희망이 넘실거린다~"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면 지금도 저절로 기분이 흥겨워진다. 지난 1982년 12월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방송되었던 "미래소년 코난". 이 작품은 잘 알려진 대로 알렉산더 케이의 "남겨진 사람들(The Incredible Tide)"이란 작품을 원작으로 한 TV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작품에서 세기말적인 상상력을 발휘해 화석 에너지가 고갈된 미래의 지구를 그려내고 있다. 물론 작품 속에서 미래의 인류가 에너지 고갈 상태에 빠지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제3차 세계대전 때문인 듯 보이지만 그 3차 세계대전의 원인은 아마 화석 에너지인 석유를 누가 지배할 것인가를 놓고 벌어진 전쟁이었을 거.. 더보기
위대한 아웃사이더:세상을 바꾼 지식인 70인의 수난과 저항-김삼웅 위대한 아웃사이더 - 세상을 바꾼 지식인 70인의 수난과 저항/ 김삼웅 지음 / 사람과사람 / 2002년 10월 인류가 지구상에서 '사회'라는 이름의 공동체를 이룬 이래 오랫동안 인류 공동체를 지배해 나간 것은 분명 소수의 사람들이었다. "민중"이나 "인민"의 개념을 중요시 여기는 이들조차 선뜻 이런 말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좌파적 입장에 서 있는 사람도, 세상은 이름없는 무수한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만들어 나갔다고 열변을 토할 순진한 우파들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다수가 참여하는 민주주의적 제도를 완비했다고 하는 서구 선진국에서조차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해 회의하는 까닭은 결국 지배기구를 장악한 이들 손에 다수의 민의가 성실하게 반영되고 있지 못하다는 반성에서 출발하는 것일게다. 고대 노.. 더보기
김정은 - 대중문화 읽기와 비평적 글쓰기/민미디어(2003) 대중문화 읽기와 비평적 글쓰기 김정은 지음 / 어진소리(민미디어) / 2003년 5월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어떤 이론이나 사상, 주의를 다이제스트로 읽는 것은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과서에 실리는 문학작품들, 혹은 예술작품들의 생명력이 훼손되는 까닭은 그것이 체제내로 포섭된다는 문제에서도 발생하지만, 그보다 더큰 이유는 논술시험을 잘 보기 위해 다이제스트(digest)판으로 읽는 고전, 작품을 통해 마치 자신이 그것에 대해 전부를 아는 양 착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원전을 읽는다고 해서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는 보장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요점만 간단히"라는 다이제스트의 용도가 설명하듯 텍스트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원전의 많은 것을 잃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 더보기
윌리엄 브럼 - 미군과 CIA의 잊혀진 역사/ 녹두(2003) 윌리엄 브럼 - 미군과 CIA의 잊혀진 역사/ 녹두(2003) 이란, 리비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중국, 캄보디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한국, 이탈리아, 그리스, 과테말라, 볼리비아, 쿠바, 니카라과, 파나마....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나라들은 고작 19개 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다. 우리는 정부기관에서 하는 일들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국민을 위해 생산적인 일만 할 것 같은 산업자원부, 한 국가의 산업자원을 총괄하는 부서라고 배웠지만 그 밑에 얼마나 많은 산하기관이 있고, 그네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우리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수자원공사는 단지 수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만든 공사형태의 기업체로 생각하고, 원자력공사는 원자력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정부가 우리들.. 더보기
Happy Sex : 정치적으로 올바른 섹스 스토리 - 김이윤 Happy Sex - 정치적으로 올바른 섹스 스토리 / 김이윤 / 이프 / 2000년 "여자가 기저귀차고 강단에 올라가? 안돼!" 어제 뉴스를 보니 총신대학교의 채플 시간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쪽 총회장인 임태득 목사(대구 대명교회 당회장)가 최근 “우리 교단에서 여성이 목사 안수를 받는다는 것은 턱도 없다”며 상식이하의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임 목사는 지난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총신대학교 채플시간 설교에서 “대한민국 어느 교단이든지 여자 목사, 여자 장로 만들어도, 우리 교단은 안 돼. 그게 보수고, 그게 성경적이고, 그게 신학에 맞는 거야”라며 “여자들이 기저귀 차고 강단에 올라가? 안 돼!”라고 말했다는데, 예장 합동 교단은 국내에 신자가 20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거대 교.. 더보기
이석우 - 그림, 역사가 쓴 자서전/ 시공사(2002) 그림, 역사가 쓴 자서전 / 이석우 지음/ 시공사/ 2002년 이 책에는 "역사학자 이석우의 명화 속 역사 찾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그에 걸맞게 책의 시작 역시 원시 시대 라스코 동굴 벽화로부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중세와 르네상스, 프랑스 혁명과 양차 세계대전, 모더니티와 끝 부분에 부록처럼 이석우 자신의 개인사적인 미술편력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그간 에 연재되던 '이석우의 역사가 있는 미술'에 수록되었던 글을 보충하고 끝에 자신의 에세이를 첨가하는 것으로 한 권의 책이 완결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먼저 이 책의 장점부터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역사학자 이석우 선생은 그간 우리 인문학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자신의 주전공 분야와는 관련없다고도 할 수 있는 미술 분야의 여러 좋은 책들을 상재해두고.. 더보기
W.A. 스펙 - 진보와 보수의 영국사(케임브리지 세계사 강좌 4)/ 개마고원(2002) 진보와 보수의 영국사 - 케임브리지 세계사 강좌 4 / W.A. 스펙 (지은이), 이내주 (옮긴이) / 개마고원/ 2002년 9월 9일 출판사 "개마고원"에서 일련의 시리즈로 번역하고 출간하고 있는 책이 "케임브리지 세계사 강좌" 시리즈인데, 이 책(이하 "케임브리지 영국사)은 그중에서 네 번째 권이다. 첫 권이 독일사, 이탈리아사, 프랑스사 그리고 네번째가 영국사인데, 개인적으로 이 4권의 시리즈가 모두 흡족할 만큼 좋은 책이다. 케임브리지와 늘 비교 대상이 되기 좋은 옥스포드대학에서도 영국사를 출판해서 그 책도 국내에 번역되어 있는데, 그 책은 국내에서는 한울출판사에서 출간되어 있다. 옥스포드 영국사의 정가가 24,000원이고, 이 책은 15,000원이다. 액수만 놓고 보자면 당연히 케임브리지 것을 .. 더보기
나카지마 아츠시 - 역사 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 다섯수레, 1993 역사 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 / 나카지마 아츠시 지음/ 명진숙 옮김/ 이철수 그림/ 신영복 추천·감역 / 다섯수레/ 1993년 책을 읽다보면 가끔 문학평론가 김현의 한탄스런 독백이 떠오르곤 한다. 세상엔 매일같이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 책을 평론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 평론가로서 자신이 읽어낼 수 있는 책은 한계가 있으니 이를 어쩔 것이냐는 것이 그의 한탄이었다. 물론 김현은 이 부분을 능숙하게 변명하고 넘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을 수밖에 없지 않는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의 성실함에 대해서야 누군들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의 초판이 나온 것은 지난 1993년이고, 내가 구한 것은 2002년 4판째의 것이다. 거의 10년에 걸쳐 모두 4판을 인쇄했으니 결코 많은 부수가 팔린 책은.. 더보기
김성동 천자문 - 하늘의 섭리 땅의 도리 김성동 천자문 - 하늘의 섭리 땅의 도리/ 김성동 쓰고 지음 / 청년사 / 2003년 12월 1. 소설가 김성동하면 먼저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것은 그의 소설 "만다라(曼陀羅, 1978)" 그리고 "병 속의 새를 어떻게 꺼낼 것인가?"하는 "화두(公案)"이다. 중학교 2학년 무렵에 읽은 "만다라"는 '빨간 책'에 버금갈 만큼 성적(性的)인 책이었다. 소설의 내용은 한국전쟁 당시 공산주의자로 처형당한 아버지를 둔 '법운'이란 젊은 사문이 '지산'이란 사문을 만나 번뇌를 거듭하며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아버지를 비명에 잃은 어머니는 들리지도 않는 아버지의 퉁소 소리를 찾아 헤매다 뜨거운 피를 주체하지 못하고 가출해 버리고, 법운은 입산수도의 길을 택한다. 지산은 스스로를 잡승(雜僧), 땡땡이 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