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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월드뮤직:멀리서 들려오는 메아리 - 서남준 | 대원사(2003) 『월드뮤직:멀리서 들려오는 메아리』 - 서남준 | 대원사(2003) 서남준의 『월드뮤직 - 멀리서 들려오는 메아리…』는 신현준의 『신현준의 World Music 속으로』와 거의 같은 시기에 출간된 책이다. 나는 두 책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주문해서 읽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두 책 가운데 어느 책의 우열을 가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이 한 가지는 이야기해줄 수 있는데 신현준의 책보다는 서남준의 책이 이 방면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먼저 접하는 게 순서가 될 듯 하다. 이유는 이 책이 좀더 쉽게 저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남준은 기독교방송 FM에서 진행자이기도 한데, 이 책은 각 지역의 음악이 발생하게 된 원인과 배경을, 각각의 대표적 뮤지션을 중심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신현준의 책보다 좀더 .. 더보기
에도의 패스트푸드 : 죠닌의 식탁, 쇼군의 식탁 - 오쿠보 히로코 |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2004) 『에도의 패스트푸드 : 죠닌의 식탁, 쇼군의 식탁』 - 오쿠보 히로코 |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2004)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의 『도쿄이야기』를 읽고, 나는 묘한 질투심에 사로잡혔었다. 1921년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태어나 컬럼비아·하버드·도쿄 대학에서 일본문학을 전공한 벽안의 외국인이 빠져든 '미시마 유키오, 다니자키 준이치로,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어떤 존재들이었을까. TV에는 종종 한국에 빠져든 외국인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아직까지 우리 문화의 진수랄까, 내면을 깊숙이 이해하고 그에 대해 책을 쓴 외국 학자의 모습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그뿐이라면 질투심이라고 하기엔 미약한지도 모르겠다. 서양사가 미시사까지 속속들이 이를 수 있는 바탕엔 작은 도시 시청 지하실의 문서고에 저장.. 더보기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 장소현 | 열화당(2000)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 열화당미술문고 213』 - 장소현 | 열화당(2000)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잔느 에퓌테른느 굳이 우리나라와 일본만 그런 것은 아니고, 전세계적인 분위기이긴 하지만 미술 사조상 특정한 화풍에 대한 선호도로 따지자면 단연 '인상주의'풍의 그림들이 사랑받는다. 그러나 모딜리아니는 인상주의 화풍에 속하지 않음에도 인상주의 화가들 못지 않은 사랑을 받는다. 1884년 7월12일 이탈리아 토스카나지방의 리보르노에서 출생한 모딜리아니의 그림은 수없이 복제된다. 누구라도 그의 그림을 보면 자신의 벽 어딘가 액자에 담아 걸어두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그만큼 그의 작품들은 사랑스럽고, 따스하다. 작품이 그럴진대 작가의 따스함은 오죽할까. 모딜리아니는 동료와 친구를 비롯해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 더보기
백석전집 - 백석 | 김재용엮음 | 실천문학사(2003) 『백석전집』 - 백석 | 김재용엮음 | 실천문학사(2003) 『백석전집』 혹은 "백석"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쯤 해보자고 마음 먹은지는 상당히 오래되었다. 그럼에도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도 어렵다. "밤이 깊어가는 집안엔 엄매는 엄매들끼리 아르간에서들 웃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웃간 한 방을 잡고 조아질하고 제비손이손이하고이렇게 화디의 사기방등에서 심지를 몇 번이나 돋구고 홍게닭이 몇 번이나 울어서 졸음이 오면 아릇못싸움 자리싸움을 하며 히드득거리다 잠이 든다 그래서는 문창에 텅납새의 그림자가 치는 아침 시누이 동세들이 욱적하니 홍성거리는 부엌으론 샛문틈으로 장지문틈으로 무이징게국을 끓이는 맛있는 내음새가 올라오도록 잔다" 백석의 시 "여우난골족" 중 뒷부분만 발췌해봤다. 과연 저 시를.. 더보기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 조선 과거시험의 마지막 관문 - 김태완 | 소나무(2004)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 조선 과거시험의 마지막 관문』 - 김태완 | 소나무(2004) 연휴가 시작되기 전 잠시 짬이 나기에 헌책방에 들렀다가 몇 권의 책을 주워 담았는데, 그 중 하나가 김태완이 엮은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 조선 과거시험의 마지막 관문』이었다. 책 읽기에도 여러 갈래가 있겠지만 가장 즐거운 책 읽기는 마땅한 용처가 없는 독서다. 의무감에 쫓기지 않는 책 읽기야 말로 책 읽는 즐거움의 백미인 셈이다.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를 소파에 누웠다 바로 앉기를 반복하며 반나절 만에 다 읽었다. 연휴 끝에 다시 회사에 출근하였다가 우연치 않게 2004년 9월호 『한국논단』 창간15주년 기념호가 눈에 띄어 살펴보다가 책등에 「역사에서 배우자. 천도(遷都)하면 나라가 멸망했.. 더보기
아비정전 (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아비정전 (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감독 왕가위 출연 장국영, 유덕화, 장만옥 제작 1990(홍콩) "발 없는 새가 있다더군. 늘 날아다니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 대. 평생에 꼭 한 번 땅에 내려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염훙잉(유가령)과 하룻밤을 보낸 다음날, '아비(장국영)'는 전신 거울 앞에서 혼자 속옷 바람으로 맘보춤을 춘다. 그리고 내뱉는 한 마디. 그게 위에 적힌 대사다. 아비, 우리는 노신(魯迅)의 소설 『아큐정전(阿Q正傳)』을 알고 있다. 신해혁명(辛亥革命)을 전후한 농촌을 배경으로, 이름 석자도 명확하지 않아 그저 '아Q'라고 불러야 하는 한 날품팔이 농민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이다. 작가는 혁명당원을 자처했으나 나중엔 도둑으로 몰려 허무하게 죽어가는 아Q의.. 더보기
전쟁의 역사 - 버나드 로 몽고메리 | 승영조 (옮긴이) | 책세상(2004) 『전쟁의 역사』 - 버나드 로 몽고메리 | 승영조 (옮긴이) | 책세상(2004) 개정증보판의 의미 이 책은 지난 1995년 두 권으로 분권되어 같은 출판사에서 출판된 적이 있다. 나는 구판을 가지고 있었는데 동생이 사학과에 진학하는 바람에 큰 맘 먹고 몇 권의 역사 관련 서적들을 동생에게 넘기면서 그 때 이 책도 함께 넘겼다. 예전에도 한 차례 이 책에 대해 리뷰를 쓴 적이 있었다. 당시엔 너무 짤막하게 썼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어서 이번에 다시 한 번 리뷰를 쓰려고 결심하게 되었다. 어찌보면 같은 책에 대해 두 번의 리뷰를 하는 셈이다. 어떤 이는 왜 같은 책을 두 번 사는가? 혹은 출판사에서 무엇 때문에 개정증보판을 내는가?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이때의 개정증보판은 중복출판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더보기
왕가위 - 중경삼림(重慶森林) 중경삼림(重慶森林) - 감독 : 왕가위 출연 : 임청하, 양조위, 왕정문, 금성무 등 '해가 뜨면 사랑이 끝난다'라는 노래가 있다. 내 심정이 지금 그렇다 어떻게 메이를 잊지? 난 혼자 약속을 했다 바에 제일 처음으로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기로 했다. 란 잡지가 정확하게 언제 창간되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에 내가 몰입하게 된 것은 실연과 함께였다. 7년을 사귀던 여자와 헤어졌을 때 나는 미친듯이 영화를 보았다. 엔 이런 대사가 있다. "실연당한 후 달리기를 시작했다. 한참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땀이 흐른다. 수분이 다 빠져 나가버리면 눈물이 나오지 않을거라 믿기 때문이다." 연애를 해 본 사람들은 안다. 실연당했을 때 가장 견딜 수 없는 건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는 거다. 그래.. 더보기
그림책 쓰는 법 - 엘렌 E. M. 로버츠 (지은이) | 김정 (옮긴이) | 문학동네어린이(2002) 『그림책 쓰는 법』 - 엘렌 E. M. 로버츠 (지은이) | 김정 (옮긴이) | 문학동네어린이(2002) 엘렌 E.M.로버츠의 "그림책 쓰는 법"을 읽고 떠오른 단상 몇 가지... 우선 이 책에 실린 엘렌 E.M로버츠의 프로필 사진은 너무 젊을 때 것이 아닌가 하는 거다. 이 책이 쓰인 것이 1981년이고 그 이전부터 20여년간 그림책 전문 편집자로 활동했다니 지금 연세가 어느 정도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 이 말은 웃자고 한 이야기니 너무 나무라지 마시길... 이 책은 창작에 관한 책이다. 일종의 창작법 책인데 이 방면에 관한 한 나도 꽤 여러 종의 책을 읽었다. 스티븐 킹의 창작론 "유혹하는 글쓰기"부터 시작해서 오규원 선생의 "현대시작법", 전상국 선생의 "당신도 소설을 쓸 수 있다", .. 더보기
옥스퍼드 세계 영화사 - 제프리 노웰 스미스(엮은이) | 열린책들(2006) 『옥스퍼드 세계 영화사』 - 제프리 노웰 스미스 (엮은이) | 김경식 | 이남 | 이순호 | 이영아 | 이유란 | 전찬일 | 주영상 | 허인영 (옮긴이) | 열린책들(2006) 영국의 유수한 명문대학으로 옥스포드와 케임브리지를 꼽는다. 다소 엄살을 섞어 말하자면, 요사이 이들 대학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정보라고는 영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유학 생활하기가 그다지 까다롭지는 않아도, 생활비가 많이 들어 힘들다더라는 정도의 정보밖에 없긴 하다. 그럼에도 이 두 대학이 대영제국 전성기의 제국 엘리트들의 산실이며 수많은 명사들을 배출했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 역사적인 사실을 떠나 내게 이 두 대학은 다음과 같은 책들로 인해 명문대학이다. 우선 케임브리지는 개마고원에서 출판하고 있는 "케임브리지 세계사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