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최승자 - 자화상 자화상 - 최승자 나는 아무의 제자도 아니며 누구의 친구도 못 된다. 잡초나 늪 속에서 나쁜 꿈을 꾸는 어둠의 자손, 암시에 걸린 육신. 어머니 나는 어둠이에요. 그 옛날 아담과 이브가 풀섶에서 일어난 어느 아침부터 긴 몸뚱아리의 슬픔이예요. 밝은 거리에서 아이들은 새처럼 지저귀며 꽃처럼 피어나며 햇빛 속에 저 눈부신 天性의 사람들 저이들이 마시는 순순한 술은 갈라진 이 혀끝에는 맞지 않는구나. 잡초나 늪 속에 온 몸을 사려감고 내 슬픔의 毒이 전신에 발효하길 기다릴 뿐 뱃속의 아이가 어머니의 사랑을 구하듯 하늘 향해 몰래몰래 울면서 나는 태양에서의 사악한 꿈을 꾸고 있다. 출처 :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문학과지성시인선16, 1989 * 최승자의 시에서 발견되는 - 이건 발견이라고 할 만한 건 아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