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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미

안현미 - 여자비 여자비 - 안현미 아마존 사람들은 하루 종일 내리는 비를 여자비라고 한다 여자들만이 그렇게 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울지 마 울지 마 하면서 우는 아이보다 더 길게 울던 소리 오래 전 동냥젖을 빌어먹던 여자에게서 나던 소리 울지 마 울지 마 하면서 젖 먹는 아이보다 더 길게 우는 소리 오래 전 동냥젖을 빌어먹던 여자의 목메이는 소리 * 사는 게 비루하다고 여기다가도 어제보다는 오늘이 그래도 좀 낫다 싶어 한숨을 푹 내쉰다 살아야 할 날이 어제보다 하루 줄었으니 더보기
안현미 - 음악처럼, 비처럼 음악처럼, 비처럼 - 안현미 새춘천교회 가는 길 전생처럼 패랭이꽃 피어 있을 때 흩뿌리는 몇 개의 빗방울 당신을 향한 찬송가 같았지 그때 우리에게 허락된 양식은 가난뿐이었지만 가난한 나라의 백성들처럼 가난하기에 더 열심으로 서로가 서로를 향한 찬송가 불렀었지 누구는 그걸 사랑이라고도 부르는 모양이지만 우리는 그걸 음악이라고 불렀지 예배당 앞에 나란히 앉아 기도 대신 서로가 서로에게 담뱃불을 붙여줬던가 그 교회 길 건너편엔 마당에 잡초 무성한 텅 빈 이층 양옥집도 있었던가 그 마당에 우리의 슬픔처럼 무성한 잡초를 모두 뽑고 당신의 눈썹처럼 가지런하게 싸리비질하고 꼭 한 달만 살아보고 싶었던가 햇빛 좋은 날 햅쌀로 풀을 쑤어 문풍지도 바르고 싶었던가 그렇게 꼭 한 달만 살아보자고 꼬드겨보고 싶었던가 그럴까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