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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호

강연호 - 감옥 감옥 - 강연호 그는 오늘도 아내를 가두고 집을 나선다 문단속 잘 해, 아내는 건성 듣는다 갇힌 줄도 모르고 노상 즐겁다 라랄랄라 그릇을 씻고 청소를 하고 걸레를 빨며 정오의 희망곡을 들으며 하루가 지나간다 나이 들수록 해가 짧아지네 아내는 제법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상추를 씻고 된장을 풀고 쌀을 안치는데 고장난 가로등이나 공원 의자 근처 그는 집으로 가는 출구를 찾지 못해 헤맨다 그는 혼자 술을 마신다 그는 오늘도 집 밖의 세상에 갇혀 운다 * 나는 강연호의 이 시를 읽고 처음엔 키득키득 웃었다. 이제 집에서 살림만 하고 있는 아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아내의 날개옷을 빼앗고 그녀를 집에 가둬두는데 성공했다. 그녀는 집에 갇힌 줄도 모르고 노상 즐겁다. 하루종일 그녀의 일상복 겸 잠옷겸 하는 츄리닝.. 더보기
강연호 - 월식 월식 - 강연호 오랜 세월 헤매 다녔지요 세상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그대 찾아 부르튼 생애가 그믐인 듯 저물었지요 누가 그대 가려 놓았는지 야속해서 허구한 날 투정만 늘었답니다 상처는 늘 혼자 처매어야 했기에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흐느낌 내가 우는 울음인 줄 알았구요 어찌 짐작이나 했겠어요 그대 가린 건 바로 내 그림자였다니요 그대 언제나 내 뒤에서 울고 있었다니요 * '사랑'을 어찌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사랑한다면서 나는 당신이 행복하길 바란다. 진심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랑하면 할수록, 나는 사랑이란 말이 '평화'란 말이 다른 의미에선 '전쟁'과 동의어가 되는 것처럼 '인권'이란 말이 다른 의미에선 '억압'이 되는 것처럼 사랑이란 말과 감정이 절대적으로 상위 개념이 되어 갈수록 그것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