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TERACY/바람구두의 유리병편지

크리스마스(Christmas)에 대해 알고 싶은 서너 가지 크리스마스(Christmas)에 대해 알고 싶은 서너 가지 한 해를 마감하는 연말 무렵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크리스마스는 어린 시절 한 번쯤 산타클로스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보게 만드는 명절 아닌 명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선 우리나라에 국교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기독교라는 특정 종교의 종교적 행사를 어째서 국가공휴일로 지정(?)했는지 시비 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기독교 신자들 중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이라는 성스러운 사건을 기념하는 날이 어째서 상업적인 행사인 양 떠들썩하게 치러져야 하는지 불만을 품고 크리스마스, 본래의 정신으로 되돌아가자고 주장하기도 하지요. 예수 탄생 이후 300년간 박해받았던 기독교 성탄절을 의미하는 크리스마스(Christmas)는 본래 ‘그리스도의 미사(.. 더보기
깊고 푸른 것이 어디 몸에 물든 멍뿐이겠습니까? 깊고 푸른 것이 어디 몸에 물든 멍뿐이겠습니까? - 내 마음의 모래바람에게 보내는 여섯 번째 편지 혹시 내가 하고 있다는 문화망명지에 가보았을 테지. 그곳에 가면 망명신청이라고 회원가입을 위한 게시판이 있는데, 그곳에서도 밝혔듯이 난 긴 글이 좋아. 만약 세상이 책이라면 난 세상을 벌써 다 읽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해두자. 아주 어렸을 적에 나는 세상을 다 알아버렸어. 건방진 얘기라고 해도 하는 수 없다는 거, 그대가 뭐라 하건 세상의 바닥을 이미 보아버렸다는 내 느낌, 조금도 변함이 없을 거라는 거 그대도 이미 알겠지. 그래서 그래, 긴 글을 원하는 건. 내가 아직 읽지 못한 것이 있다면 당신이니까. 내게 그것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고, 그것이 아니라면 난 이미 다 읽었으니 네가 읽은 걸.. 더보기
사랑하라! 희망도 없이, 말도 없이... 오늘(2008. 1.17.) 망명지를 살펴보니 1,634,035명의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카운터에 기록되어 있더군요. 처음 홈페이지를 만든 이래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과 하루도 빠짐없이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제 이야기를 하며 살았습니다. 인터넷 공간에 작으나마 사람들과 소통할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던 건 지난 2000년 8월 1일의 일이었으니까, 햇수로는 올해가 9년, 다가오는 8월이면 만 8주년이 됩니다. 홈페이지 이름이 왜 하필이면 ‘망명지’일까? 때로는 스스로에게 반문합니다. 뭔가 대단한 고민이 있었다기 보다 점점 새로운 해몽을 저의 꿈에 덧대어갔던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를테면 꿈보다 해몽이었던 거죠. 아니면 최인훈 선생이 어디선가 들려주었던 말이 오래도록 제.. 더보기
내 마음의 모래바람에게 : 네 번째 편지 내 마음의 모래바람에게 : 네 번째 편지 - 오세영의 시 를 읽으며 든 생각들 산에서 산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산이 된다는 것이다. 나무가 나무를 지우면 숲이 되고, 숲이 숲을 지우면 산이 되고, 산에서 산과 벗하여 산다는 것은 나를 지우는 일이다 나를 지운다는 것은 곧 너를 지운다는 것, 밤새 그리움을 살라 먹고 피는 초롱꽃처럼 이슬이 이슬을 지우면 안개가 되고, 안개가 안개를 지우면 푸른 하늘이 되듯 산에서 산과 더불어 선다는 것은 나를 지우는 일이다. 내 마음의 모래바람에게... 이상하게도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착 가라앉아 버립니다. 마치 내 안의 거울을 들여다보며 반성문을 쓰고 있는 듯이... 늙은이에게 젊은이는 더이상 아무 것도 배우려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나.. 더보기
1년 365일이 여성의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1년 365일이 여성의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99주년 세계여성의 날과 KTX 승무원들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 99주년입니다. 직원들이 다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서 우리 국장님에게 뜬금없이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여성인데도 잘 모르시더군요. 제가 “오늘은 세계여성의 날입니다.” 했더니 함께 식사하시던 다른 분이 “요즘은 365일이 모두 여성의 날인데, 별도로 여성의 날이 필요하냐?”고 하더군요. 연세 많은 분들이 요즘 대한민국 사회와 여성들을 보고 있노라면 1년 365일이 매일 여성의 날이란 표현이 전혀 이상할 게 없어 보일 수도 있단 생각은 저도 합니다. 2004년 9월에는 “성매매방지와 피해자 보호에 대한 법률과 성매매알선 처벌에 대한 법률”이 시행되었고, 지난 2005년 2월 .. 더보기
회의는 춤춘다. 그러나 진전은 없다 - 샤를 조제프 라모랄 리뉴 "회의는 춤춘다. 그러나 진전은 없다(Der Kongress tanzt viel, aber er geht nicht weiter)." - 샤를 조제프 라모랄 리뉴(Charles-Joseph, 7th Prince of Ligne, 1735.5.23. 브뤼셀 - 1814. 12.13. 비인) 유럽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 - 빈회의 역사상 최초의 근대적 국제회의로 알려진 베스트팔렌조약(Peace of Westfalen, 1648)은 1618년부터 1648년까지 독일을 주요 무대로 신교(프로테스탄트)와 구교(가톨릭) 간에 벌어졌던 ‘30년전쟁(Thirty Years' War)’을 매듭짓기 위해 열린 회의였다. 유럽통합, EU 출범의 기원을 1951년 체결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기점으로 삼는 것이.. 더보기
삶에 감사하며(Gracias a la vida) 삶에 감사하며(Gracias a la vida)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내게 눈을 뜨면 흑과 백을 완벽하게 구분할 수 있는 두 샛별을 주었고, 높은 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내 사랑하는 이를 주었습니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밤과 낮에 귀뚜라미와 카나리아 소리를 들려주었고, 망치소리, 터빈 소리, 개 짖는 소리, 빗소리, 그리고 내 가장 사랑하는 이의 그토록 부드러운 목소리를 새겨 넣을 수 있도록 커다란 귀도 주었습니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내가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소리와 언어, 문자를 주었고, 어머니와 친구, 형제들 그리고 내 사랑하는 이가 걸어갈 영혼의 길을 밝혀줄 빛도 주었습니다. 내게 이토.. 더보기
절망과 희망 사이를 오가는 미완의 시대에…. 내 마음의 모래바람에게 : 세 번째 편지 - 절망과 희망 사이를 오가는 미완의 시대에…. 오늘 아침 회사에 출근해 보니 에릭 홉스봄의 자서전 "미완의 시대"가 도착해 있더군요. 아는 어떤 사람에게 떼써서 얻어낸 책입니다. 어제 이런저런 인연으로 알게 된 기자 세 사람, 학자 한 명, 그리고 이 책 "미완의 시대"를 보내준 친구 한 명을 만나서 '히레사께' 한 잔을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누군가 바람구두는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더군요. 이미 죽어버린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대답했는데, 경험적으로 알게 된 진실 가운데 한 가지는 최소한 저란 사람이 저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해서도 그리 관대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어떤 유명한 사람들에게 비춰지는 원근법의 마술은 참으로 대단해서 멀리서 보면 훌륭하.. 더보기
문화를 공부하는 이유 - 시대의 책문(策文)에 답하기 위해 문화를 공부하는 이유 - 시대의 책문(策文)에 답하기 위해 제가 어째서 뒤늦다면 뒤늦게 문화라는 공안(公案)을 쥐고 대학원에 입학하게 된 것일까요? 조선 시대 과거 시험의 최종 관문을 일컫는 말이 “책문(策文)”이라고 합니다. 과거 급제의 최종 시험인 책문은 말 그대로 당대의 현안과 고민에 대해 이제 막 세상에 출사표를 던진 젊은 인재들에게 최고통치자가 직접 정책대안을 제시하라고 묻는 시험을 말합니다. 이것은 말 그대로 당대의 고민에 대해 최고통치자가 이제 막 출사표를 던진 젊은 도학자에게 직접 그 정책 대안을 묻고 답하는 것입니다. 이제 과거와 달리 공화국에 살고 있는 우리 시대 지식인들에게 최고 통치자는 시민이라 불리든, 대중이라 불리든 또 어떻게 불리든 다수의 개인이 최고통치자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 더보기
에르빈 롬멜 - "추신 : 리라는 외환 관리 규정에 따라서 환전하기 바라오." 에르빈 롬멜(Erwin Johannes Eugen Rommel, 1891.11.15~1944.10.14) - 추신 : 리라는 외환 관리 규정에 따라서 환전하기 바라오. 사랑하는 루! 전투가 계속해서 격렬해지고 있소. 나는 그것이 행복한 결말로 끝이 난다는 것을 더 이상 믿을 수가 없소. 베른트가 총통에게 보고하기 위해 떠난다오. 그래서 내가 저축해 둔 2만 5천 리라를 그 편에 동봉하오.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신의 손에 달려 있소. 아들과 함께 잘 살기를 바라오. 당신과 아이에게 키스를 보내오. 당신의 에르빈 추신 : 리라는 외환 관리 규정에 따라서 환전하기 바라오. * 세계 전사(戰史)를 통해 살펴볼 때 명장으로 이름을 남긴 장군이란 대체로 아군에겐 칭송의 대상이지만 적에겐 두려움의 대상이기 마련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