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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전번 소식지에 보내주신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약속드린 대로 새로운 소식지를 보내드립니다. 그런데 몇몇 분들이 좀 어렵다고 하셔서 원래 예정에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다룬 서적들을 소개해 드릴 예정이었는데 계획을 변경해서 만화 몇 권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요새 인기있는 만화들 중에서 나름대로 골라보았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일본 만화를 많이 본 탓인지 대개가 일본 만화군요. 대사 각하의 요리사/ 그림. 카와스미 히로시(Hiroshi Kawasumi), 글. 니시무라 미츠루 (Mitsuru Nishimura)/ 학산문화사/ 2000 최근 언론에서 많이 다룬, 어떻게 보면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만화입니다. 이나 과 마찬가지로 요리가 그 주요 소재가 되고 있는 만화이다. 주인공 '코우'는 일본의 유명.. 더보기
미술서적 읽기 1. 늦은 가을에 추천드리는 미술관련 서적 3권이 있습니다. 이미 읽어보신 분들도 계실 것 같기는 하지만 .... 루브르 계단에서 관음, 미소짓다/ 박정욱 지음/서해문집/12,000원 저자 박정욱은 동서양의 미술의 접점을 혹은 감히(?) 비교하는 행위를 이 책 속에서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으며 대중적으로 쓰인 미술관련 서적 중에서도 상당히 성공적으로 이 두 가지 주제를 잡아내고 있다. 이 책은 시대와 공간, 장르를 초월하여 각각의 미술작품이 지니는 의미를 찾아보려 시도하고 있다. 신의 모습, 인간의 아름다움, 산과 강 등 주제에 따라 서양화와 한국화를 나란히 놓고, 둘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보려 한다. 예를 들면, 고려시대의 불화인 '수월관음도'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암굴의 성모'는 둘 다 종교적인 .. 더보기
대우자동차! 노동자는 죄인인가? 3. 하지만 만에 하나 이와 같은 혁신적인 기업권력(지배구조)이 새로 탄생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우차는 여전히 18조6천억이라는 막대한 부채의 문제를 채권은행과 협상하여야 하고 독자생존에 대한 채권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한 설령 부채의 대부분을 탕감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뒤에도 대우차의 독자생존을 향한 길은 가시밭길이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역사적 사명은 생산력 발전, 구체적으로는 대공업 및 그와 연관된 과학기술의 발전에 있으며, 새로운 사회는 자본주의가 이룩한 이러한 역사적 성과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한국의 재벌체제는 많은 경우 과학기술(생산력)에 관한 자본의 기본적인 역사적 사명조차 방기하여 왔다 (그렇기에 한국경제는 '합리적인 자본주의'를 향한 노력.. 더보기
대우자동차! 노동자는 죄인인가? 2. 김대중 대통령과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즉시 대우차의 해외 매각, 특히 지엠(GM)으로의 매각을 해법으로 들고 나왔다. 미국식 주식시장 자본주의의 이념이 풍미하는 이 시대에 "실패한 기업은 M&A의 대상이고, 국내에 대기업을 구매할 주체가 마땅히 없는 까닭에, 해외 매각은 당연"하다는 결론이었다. 현재 경제정책을 좌우하는 경제관료와 경제학자들의 대부분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옹호하는 신자유주의의 이념은 산업자본을 이익을 희생시키면서라도 금융자본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그 요체이다. 기업과 산업, 나아가 국가경제의 사활을 좌우할 중대한 의사결정에서 이것은 오직 금융적 이해관계, 금융산업의 이해관계 하나만을 판단의 기준으로 놓는다. 금융자본은 바로 자본중의 자본 즉 돈 그 자체의 운동이다. "돈이 돈번다" .. 더보기
대우자동차! 노동자는 죄인인가? 1. 대우자동차 노동자는 죄인이 아니다. 제2의 IMF니, 또다시 실업자 대란이니 하는 듣기도 싫은 이야기들이 2000년 연말의 우리나라를 유령처럼 방황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울한 이야기들의 한 가운데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난 11월 9일 대우자동차가 결국 최종부도 처리된 가운데 우리 사회의 언론들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셈인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을 두 번 죽이려 하고 있습니다. 대우자동차 부도의 최종 책임이 마치 노조가 동의서를 써주지 않은 탓이라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이 과연 대우자동차 노조의 잘못인가 우리는 한 번쯤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문제가 이렇게 까지 된 데에 노동자들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어른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 더보기
서태지, 락커인가? 아닌가? 록음악이 주류로 자리잡은 시기는 불과 50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이었으며 그 기간동안 록음악의 역사는 위대한 저항과 승리의 시간이자 동시에 패배와 굴종의 시간이기도 했다. 많은 음악평론가들이(특히 국내에서는 강헌 같은 음악평론가에 의해) 록(rock)이 마치 민중가요이자 저항가인 양 높이 추켜 세워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어쩌면 꿈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록음악이 반항적 메시지 전달자로서의 전성기는 사실상 60년대로 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후 너바나(Nirvana)의 커트 코베인 같은 인물은 일종의 오컬트(occult)적인 현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철저히 상업적이고 체제 내 반항적인 구두선(口頭禪)에 멈춰 있었다. 그러던 것이 국내에서는 80년대 학생운동의 전통을 이어받은 평론가들에 의.. 더보기
중앙일보! 똑바로 걸어라 우리 사회의 '모랄 해저드(moral hazard) 혹은 도덕적 해이'라는 말은 이미 익숙해져 있다. 항상 드는 느낌은 법이 복잡한 나라일수록 그 사회에는 많은 범죄가 있다는 증거가 되며, 광고에서 100% 콩기름이란 말에는 그 콩이 수입콩이거나 유전자 조작콩일 것이라는 반증이라는 묘한 이야기가 되는 것과 같다. 그것은 또한 사회에서 실시하는 공적인 성교육이 부족한 나라일수록 낙태율이나 청소년들의 성 실습(혹은 첫 경험?) 경험이 빨라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행간을 읽어낼 것을 강제 받았다. 이것은 정보의 소통이 불확실할 뿐더러 수많은 오보와 아니면 의도된 왜곡 보도 속에 진실을 찾아 헤매야 하는 우리나라 언론 독자들의 고민거리이자 두통거리일 것이다. 위의 말과 마찬가지로 탈세니 고위 공직자의 기강 .. 더보기
풍소헌(風蕭軒)이란 이름에 새긴 뜻 풍소헌(風蕭軒)이란 이름에 새긴 뜻 다산 정약용 선생은 "아언각비"라는 책에서 전, 당, 각, 루, 정, 재, 헌 등 각 건물을 구분하는 법을 적었다고 하는데, 이는 신분적 위계질서가 뚜렷했던 조선시대의 궁궐 건축에도 역시 그런 위계와 건축 양식에 따라 부르는 호칭이 각기 달리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전-당-합-각-재-헌-루-정(殿堂閤閣齋軒樓亭)은 그런 위계와 의미, 건축 양식에 따라 다른데, "전"은 궁궐의 건물 중에서도 가장 격이 높은 건물로 왕과 왕비, 전왕비, 왕 어머니나 할머니 등이 공적인 활동을 하는 건물로 세자나 영의정 등은 전의 주인이 될 수 없었다. "당"이란 "전"에 비해 외적 규모는 떨어지지 않을 수 있어도 "전"보다 한 단계 낮은 건물을 일컫는 말로 "전"이 공적인 영역이라면 "당"은.. 더보기
"유리병편지"에 대하여 저는 어떻게든 살아가는 일이 인생에서 가장 큰 몫이란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리고 가끔 현재의 삶을 돌이켜보면서 실천 없는 반성을, 사유 없는 실천을 반성하고 또다시 실천 없는 일상을 되돌아 보며 반성에 반성을 거듭하곤 합니다. 그리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생활에 대해 의문을 가지곤 합니다. 어째서 나는 흙을 일구고 생명을 기르는 일을 택하지 않았을까,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아늑한 집을 짓는 일을 택하지 않았을까, 이른 새벽 아직 사람들이 거리에 나서기 전에 길을 닦고, 청소하는 일을 택하지 않았는지 반문해보곤 합니다. 어째서 글을 읽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책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택했는지, 종이를 만들기 위해 제 속살 다 내어 바치는 세상 나무들에게, 그렇게 만들어진 책을 읽게 될 사람들에게 .. 더보기